본문 바로가기
*

영화 복수는 나의 것 , 등장인물, 줄거리 , 총평

by 4560호 2025. 2. 18.

 

 

 

 

 

등장인물

 

류 (신하균) : 선천적으로 청각장애를 가진 청년. 여동생의 신장 이식을 위해 불법 장기 밀매업자들에게 사기를 당하고, 절망 끝에 회사를 운영하는 박동진의 딸을 유괴하기로 결심한다. 순수하지만 사회적 약자로서 점점 비극으로 빠져드는 인물이다.

 

박동진 (송강호) : 성공한 기업가이자 유괴된 아이의 아버지. 딸을 잃은 후 복수를 결심하며, 류를 추적한다. 처음에는 선량한 가장이었지만, 복수를 위해 점점 잔혹해진다.

 

영미 (배두나) : 류의 연인으로, 급진적인 사회운동가. 자본주의와 불의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으며, 류의 계획을 돕는다. 그녀의 이념과 행동은 류의 비극적인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류의 여동생 (임지은) :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류의 가족. 오빠가 자신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장기 밀매 조직원들 : 류를 속여 그의 신장을 가로채고 돈까지 빼앗는 비정한 범죄자들. 이들로 인해 류의 삶이 비극적으로 꼬이기 시작한다.

 

줄거리

 

류는 선천적인 청각장애를 가진 가난한 청년으로,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돈을 모은다.

하지만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합법적인 신장이식을 받을 돈이 없어 절박한 마음에 불법 장기 밀매업자들에게 접근한다.

그는 자신의 신장을 팔고 여동생에게 맞는 신장을 받기로 하지만, 조직은 류를 속이고 신장을 빼앗은 후 돈까지 가로챈다. 이 사건으로 절망에 빠진 류는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는다.

 

류의 연인인 사회운동가 영미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제안한다.

부자의 자녀를 유괴해 몸값을 받아내자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거부하던 류도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결국 이 계획에 동참하기로 한다. 이들은 목표로 대기업 임원인 박동진의 어린 딸 유선을 납치한다.

하지만 류는 아이를 다치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정성껏 돌봐주며 보호하려 한다.

 

한편, 류의 여동생은 오빠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집에서 혼자 자살하고 만다. 류는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벌인 일이 되려 그녀를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더 이상 유괴 계획을 진행할 의욕조차 잃는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몸이 약했던 유선은 류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호수에서 혼자 놀다가 익사하고 만다. 류는 이를 발견하고 필사적으로 구조하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는 무너진 마음으로 아이를 물에서 건져 올리지만,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한편, 딸이 실종된 박동진은 경찰에 의존하지만, 경찰 수사는 더디기만 하다. 그러던 중 딸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그는 극도의 절망과 분노에 빠진다. 박동진은 더 이상 법에 기대지 않기로 결심하고, 직접 복수를 시작한다. 그는 집요하게 류를 추적하며, 점점 자신의 인간성을 잃어간다.

 

류 역시 장기 밀매 조직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들을 찾아가 잔인하게 살해한다. 그는 조직원들을 한 명씩 찾아가며 자신이 겪은 고통을 그대로 되돌려준다. 하지만 그가 조직원들을 처리하는 동안, 박동진도 그를 향한 복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침내 박동진은 류를 찾아내고, 조용한 장소로 그를 끌고 간다. 그리고 차분한 태도로 그를 고문하며 딸을 잃은 아버지로서의 분노를 표출한다. 류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박동진의 손에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박동진의 복수가 끝난 후, 그를 기다리는 또 다른 복수가 남아 있다. 영미의 사회운동 조직이 그를 찾아와, 또 다른 복수의 고리를 만들어낸다. 영화는 복수는 결코 끝나지 않으며, 또 다른 복수를 부르는 끝없는 악순환의 고통을 암시하며 마무리된다.

 

 

 

총평

 

《복수는 나의 것》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닌 냉혹한 운명과 복수의 악순환을 그린 강렬한 영화다. 이 영화는 명확한 선과 악의 구분 없이, 캐릭터들이 각자의 절박한 이유로 복수를 실행하며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복수는 단순한 감정적 분노의 발산이 아니다. 류는 처음부터 악인이 아니었고, 그저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극이 연이어 발생하며, 결국 그 자신도 복수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박동진 역시 딸을 잃기 전까지는 평범한 가장이었지만, 복수심에 의해 점점 괴물이 되어 간다.

 

이러한 흐름은 영화가 복수 자체의 부질없음과 공포를 전달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복수는 결코 끝나지 않고, 한 사람이 복수를 끝내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 복수를 시작한다. 결국, 모든 등장인물은 서로를 향해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전반에 걸쳐 감정을 극대화하는 음악이나 감성적인 연출을 배제한다. 오히려 건조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담담하게 비극을 전개한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영화의 잔혹성과 비극성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특히, 살인과 폭력이 그려지는 방식도 잔인한 슬로모션이나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날 것 그대로의 잔혹함을 강조한다. 류가 밀매 조직을 죽일 때도, 박동진이 류를 죽일 때도, 감정적인 클라이맥스 없이 조용하지만 냉혹한 방식으로 묘사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과 약자들의 현실을 강하게 담고 있다. 류는 가난과 장애 때문에 삶에서 끊임없이 소외된 인물이고, 박동진은 부유한 기업가로 처음엔 그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하지만 결국 복수의 소용돌이 속에서 두 사람 모두 같은 비극적인 운명에 빠진다.

 

이러한 설정은 사회적 계급 차이가 무너지고, 결국 인간은 같은 고통을 겪게 된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또한, 경제적 불평등과 불법 장기 매매, 노동 착취 등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담아내면서, 단순한 복수극 이상의 깊이를 가진 영화로 자리 잡는다.